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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가기 위한 관문 - 벌초하기

가족이야기
8월 24일 일요일, 처서 다음날이다. 오늘은 선산에서 벌초를 하는 날이다.
이 벌초를 해야만 비로소 가을이 시작된다.

내가 어릴적에는 정말로 많은 어르신들이 모여서 산과 무덤에 있는 풀, 잡목 등을 일일이 낫으로 베고 자르고 했다. 그때는 시간이 많이 걸려 이른 아침부터 모여서 낫으로 풀을 베고 갈고리로 치우고 중간중간 새참도 먹었다.

한 4시간이상을 작업하고 나서 점심때가 되면 선산 아래에 솥을 걸고 국을 끓이고 고기와 밥, 각종 반찬을 차리고 어른들은 술도 한잔 하시면서 점심을 먹었다. 거의 일년에 한두번 있는 큰 이벤트였다.

하지만 요즘은 세월이 많이 변해서 산에서 직접 밥을 먹진 않는다. 근처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는다. 또한 풀을 베는 작업도 낫보다는 예초기를 이용한다. 그러다보니 작업시간은 많이 단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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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초기 몇 대를 이용해서 풀을 베어 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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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갈고리 부대가 열심히 풀과 나무를 치운다.
이젠 나도 어른이 되어서 이런 작업을 나서서 해야 된다. 어릴적에는 그냥 놀고 먹고 하면 되었는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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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연세가 드신 집안 어르신들은 막거리 한잔 하시면서 담소를 나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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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초기 작업의 바른 자세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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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에서 바라온 분당 정자동의 모습이다.
산에서 보는 아파트, 빌딩 숲의 모습이 이채롭다. 88년만 해도 저곳은 낮은 산과 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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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치우다가 사마귀를 발견했다.
아~~ 그 놈 참 나를 무섭게도 노려본다.

옛날보다 벌초도 빨리 끝나고 편해졌지만 가끔씩은 옛날처럼 산에서 먹는 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벌초가 끝났으니 이제 곧 가을이 시작될 것이다.
가을이 되면 아이들과 가을 여행을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