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아재의 솔직한 블로그

가을로 가기 위한 필수 관문 - 벌초

人生雜談

가을이 시작되면 으례 행하는 연례행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조상님들이 계신 묘의 벌초를 하는 것이죠.
개인 또는 가족 단위로 돌아가신 분의 묘를 벌초할 수도 있고 종친회에서 선산을 관리하기 위하여 벌초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요일인 어제 벌초를 했습니다.
요즘은 벌초를 할 때 기계 즉, 예초기를 사용합니다. 예초기로 작업을 하면 작업도 쉽고 시간도 절약되어 벌초가 3-4시간 정도면 끝이 납니다.

어릴 때에는 일일이 낫을 들고 벌초를 했었는데 그때는 거의 하루종일 했었지요. ^^;
하지만 지금보다는 그때가 더 정겹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집안 어르신들과 아저씨들은 열심히 낫으로 벌초를 하고 어머님들은 음식을 장만해서 벌초를 하는 중간 중간에 먹곤 했지요. 산에서 먹는 음식이 얼마나 맛있던지요.

폰카로 벌초하는 모습을 몇 장 찍어보았습니다.
예초기와 낫을 이용하여 풀과 잡목들을 제거합니다.

예초기로 작업하는 모습니다.

이번에는 5대 정도의 예초기가 벌초에 이용되었습니다.
예초기가 돌아갈 때 그 소리도 만만찮게 커서 주변 소리가 잘 안들릴 정도입니다.

예초기의 앞 날은 굉장히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작업자는 물론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조심해야 합니다. 예초기로 땅을 한번 긁으면 흙과 돌멩이가 총알처럼 주변으로 날아갑니다. ㅜ.ㅜ

예초기가 지나간 자리입니다. 벌초를 어느정도 한 부분이죠.

산에서 본 분당시내의 모습니다. 화질이 그다지 좋진 않군요.
전에는 저기 보이는 곳도 아파트가 아니라 야트막한 산이었습니다.
분당이 원래 논과 밭 그리고 산으로 이루어진 곳이 많았거든요.

예초기가 풀을 깍고 나면 갈고리를 든 부대가 일일이 모아서 날라야 합니다.
예초기도 힘든 작업이지만 갈고리 작업도 힘든 편입니다. 전 아직 짬빱이 안되어서 예초기는 못잡고 갈고리 작업을 주로 했습니다.


모두들 벌초를 열심히 하고 계신 모습니다. 날씨가 더위서 땀도 많이 나고 힘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주변을 동영상으로 올려봅니다.
선산을 벌초하는 거라 제법 많은 분들이 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여기 안 찍힌 분도 계시구요.

벌초를 하다보면 벌집을 건드려서 애를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대학시절 벌에 쏘여 얼굴이 퉁퉁 부어 학교를 빼먹기도 했습니다.

벌초가 끝나면 한달쯤 후에 산에서 제사를 지냅니다. '시제'라고 하지요.
그때는 산에서 맛있는 제사음식을 많이 먹습니다. ㅎㅎㅎ
그때 다시 포스트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을로 가기 위한 관문 - 벌초하기

가족이야기
8월 24일 일요일, 처서 다음날이다. 오늘은 선산에서 벌초를 하는 날이다.
이 벌초를 해야만 비로소 가을이 시작된다.

내가 어릴적에는 정말로 많은 어르신들이 모여서 산과 무덤에 있는 풀, 잡목 등을 일일이 낫으로 베고 자르고 했다. 그때는 시간이 많이 걸려 이른 아침부터 모여서 낫으로 풀을 베고 갈고리로 치우고 중간중간 새참도 먹었다.

한 4시간이상을 작업하고 나서 점심때가 되면 선산 아래에 솥을 걸고 국을 끓이고 고기와 밥, 각종 반찬을 차리고 어른들은 술도 한잔 하시면서 점심을 먹었다. 거의 일년에 한두번 있는 큰 이벤트였다.

하지만 요즘은 세월이 많이 변해서 산에서 직접 밥을 먹진 않는다. 근처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는다. 또한 풀을 베는 작업도 낫보다는 예초기를 이용한다. 그러다보니 작업시간은 많이 단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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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초기 몇 대를 이용해서 풀을 베어 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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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갈고리 부대가 열심히 풀과 나무를 치운다.
이젠 나도 어른이 되어서 이런 작업을 나서서 해야 된다. 어릴적에는 그냥 놀고 먹고 하면 되었는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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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연세가 드신 집안 어르신들은 막거리 한잔 하시면서 담소를 나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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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초기 작업의 바른 자세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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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에서 바라온 분당 정자동의 모습이다.
산에서 보는 아파트, 빌딩 숲의 모습이 이채롭다. 88년만 해도 저곳은 낮은 산과 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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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치우다가 사마귀를 발견했다.
아~~ 그 놈 참 나를 무섭게도 노려본다.

옛날보다 벌초도 빨리 끝나고 편해졌지만 가끔씩은 옛날처럼 산에서 먹는 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벌초가 끝났으니 이제 곧 가을이 시작될 것이다.
가을이 되면 아이들과 가을 여행을 다녀야지....

벌초하다가 만난 무서운 사마귀

人生雜談

9월 2일 일요일 본격적인 가을이 오기전에 하는 집안 전체 행사가 있다.
바로 조상님의 묘를 손질하는 벌초이다.

올해도 약 40여명의 집안 분들이 모여 선산을 가지런하게 정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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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초기를 관리 하는 모습 >>

예초기를 4대 돌리고 나머지 인원은 갈코리로 베어낸 나무, 풀, 넝쿨 등을 열심히 치운다.
올해는 비가 조금씩 계속 내려주어서 덥지 않게 일한 것이 그나마 좋았다.

사진을 찍은 다는 것이 그만 깜박해서 벌초하는 장면을 그리 많이 찍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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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초기로 열심히 벌초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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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코리로 열심히 치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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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깐 잠깐 쉬어도 가고 >>

나에게 맡겨진 소임이 갈코리라서 열심히 베어진 나무를 치우다가 갑자기 무서운 놈을 만났다.
길이가 한 12~3cm 정도 되는 사마귀다.

가만히 정지상태로 있길래 폰카를 얼렁 꺼내어 촬영을 했는데 처음에는 이놈이 정면을 응시하더니
내가 촬영을 하니까 갑자기 나를 홱 째려본다.
첨에 그 놈과 눈이 마주 쳤을 때 무자게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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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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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때 부터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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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폰카의 한계를 느끼며 ㅜ.ㅡ >>

벌초를 하면서 사마귀, 에뚜기, 여치, 벌 등등 간만에 별별 곤충 다 만났다.
앞으로도 10년 정도는 이러한 행사들이 이어지겠지만
솔직히 그 후에는 더 이어질 지 아니면 그냥 사라질 지 잘 모르겠다.

좋은 건 꾸준히 유지해야 되는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니 좀 아쉽다.